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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옥변

by Summa posted Aug 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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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발표된 이 단편 소설에 대해 여러 평론이 있다.

권력에 대항하는 예술정신이라거나, 딸의 죽음을 방치한 것에 대한 도덕적 반성때문에 자살한 것이 아니라던가 하는 의견이다.

지옥의 모습이 담긴 병풍 - 지옥변상도를 그려달라는 영주의 요청에 요시히데는 광기에 휩싸여 그림에 몰두한다.

요시히데는 본것만 그릴 수 있는 화가다. 지옥의 모습을 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지옥을 그릴 것인가. 모순에 빠졌다.

작가인 류노스케 스스로도 자신의 여러 단편에서 한글자도 나아가지 못하는 창작의 고통을 여러차례 토로한 바 있다. 시시때때로 죽음에 대한 고민도 한다. 작가 스스로에게 뛰어난 작품을 완성시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예술가들에게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다만, 죽음과는 별개로 뛰어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회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죽음을 각오해야만 스스로 만족시킬만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결의라는 건 결국 우울감과 다른 것이 없다.

우울증과 예술은 따로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에 예민한 자만이 삶이 주는 고통에 예민해질 수 있는 법이니까. 그래야 그 고통을 기록한다. 류노스케는 스스로 느낀 고통만 쓸 수 있는 작가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도덕적 반성 능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술을 위해서는 사회의 규칙을 벗어날 수밖에 없는 때가 있고, 그 중 어떤 규칙들을 위반하는 건 결국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다.

그 스스로 생각하기에 예술의 극치인 지옥변을 그리기 위해 요시히데 그 자신의 딸이 수레가마 안에서 불타죽는 모습을 봐야할 수 밖에 없고, 딸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 그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기에 자살을 할수밖에 없다. 궁극적인 예술과 죽음을 따로 생각할 수 없었던 류노스케에게 자연스러운 논리다. 영주가 가진 권력과 요시히데가 꿈꾸던 예술의 갈등이라는 접근은 단편적이다. 예술과 예술가의 한계의 갈등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딸이 불타죽는 모습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지옥변을 완성한 요시히데는 자살했고, 류노스케는 35살에 수면제인 바르비탈 과다복용으로 음독자살했다.

죽음에 지나치게 천착하는 태도는 근대 일본 문학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과도한 집착은 독이 된다. 오히려 위대한 작가들은 만년에 더욱 훌륭한 작품을 써냈다. 죽음을 과도하게 찬미하는 태도는 많은 이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 수많은 평범한 이들이 그걸 몰라서 그냥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톨스토이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듯 선한 의도를 갖고, 세상의 고통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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