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김모 씨(37)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시력검사 결과를 받아들고 남편과 함께 고민에 빠졌다. 왼쪽 0.4, 오른쪽 0.5. 칠판이 안 보인다니 뭐라도 해야겠는데 안경을 씌우자니 혹시 공에 맞아 눈이 다칠까 봐 걱정이고, 콘택트렌즈를 맞췄다가 눈병이라도 날까 봐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러다 알게 된 게 근시 진행을 늦춰 준다는 각막굴절교정렌즈(일명 드림렌즈)다. 눈길은 가는데 잠자는 내내 렌즈를 끼는 게 과연 아이의 눈 건강에 괜찮을지 영 찜찜하다.
김 씨 같은 학부모들이 각막굴절교정렌즈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들을 모아 권영아 건양대 김안과병원 교수, 최진석 새빛안과병원 각막클리닉 과장,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의원장 등 안과 전문의들에게 물어봤다. 한국콘택트렌즈학회의 연구 결과들도 참고했다.
Q. 가격이 상당히 비싸던데….
A. 국산은 70만∼80만 원, 수입 제품은 90만∼110만 원 정도다. 난시용은 10만 원가량 더 비싸다. 렌즈마다 두께와 재질 등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비싼 것을 택하기보단 환자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 세척액과 단백질 제거제 등 유지비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2년마다 렌즈를 교체해야 하니 비용 부담이 결코 작지 않다. 제품을 사기 전에 안과에서 테스트용 렌즈를 껴보고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는 게 좋다.
Q. 원리가 무엇이고, 효과는 얼마나 되나.
A. 근시와 난시는 각막이 정상보다 굽어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제대로 맺히지 않을 때 생긴다. 이 렌즈는 자는 동안 산소를 투과하는 특수렌즈로 각막을 평평하게 눌러 일시적으로 잘 보이도록 교정해 준다. 효과가 짧게는 10시간가량, 길게는 2, 3일 지속된다. 최근엔 각막의 형태와 굽은 정도에 따라 환자 맞춤형으로도 나온다.
Q. 몇 살부터 껴도 되나.
A. 어릴수록 각막의 탄력성이 높아 교정된 시력이 유지되는 시간이 길다. 다만 처음 낄 때 아프기 때문에 너무 어릴 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 때문에 통상 초등학교 3, 4학년부터 권한다. 만약 눈의 굴절도(디옵터)가 ―4 이하(맨눈 시력이 약 0.1 이하인 경우)일 정도로 근시가 이미 진행됐다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Q. 오래 착용하면 시력이 다시 좋아지나.
A. 렌즈를 뺀 순간부터 각막의 모양이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근시를 없애는 치료법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끼면 근시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근시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환자에게 의료용으로 권하는 경우가 많다.
Q. 아무리 산소투과성이라고 해도 렌즈를 끼고 자는 게 위험하지 않나.
A.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일반적인 소프트렌즈나 하드렌즈를 잘못 꼈을 때처럼 각막·결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 착용하면 각막이 비정상적으로 뒤틀릴 수도 있다. 눈꺼풀의 탄력이 낮아 렌즈가 위로 밀려 올라가거나 아래로 처지는 경우에도 착용하면 안 된다.
Q.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A. 시험 착용을 해보면 환자 10명 중 1명 정도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이런 환자들은 안경을 끼는 게 낫다. 최소 6시간 이상 렌즈를 낀 채 숙면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원래 잠버릇이 험해 얼굴을 베개에 세게 파묻고 자는 사람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정자세로 누워 하늘을 본 채 자야 효과가 좋다.
Q. 아이가 혼자 관리할 수 있을까.
A. 부모가 너무 바빠서 아이의 렌즈 착용을 제대로 관리해줄 수 없으면 각막굴절교정렌즈를 권하지 않는다. 세척 및 소독을 소홀히 하면 눈병이 생길 수 있고 오른쪽과 왼쪽을 바꿔 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매일 밤 껴야 하기 때문에 렌즈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강권하는 것도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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