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카를로 젠, 삽화가 시노츠키 시노부의 전쟁 만화

배경은 1차와 2차를 적당히 섞은 세계 대전 무렵의 유럽을 배경으로 한다. 차이는 마법을 쓰고, 사람이 그냥 날아다닌다는 정도.

연합왕국은 섬나라고, 영국처럼 생긴 섬을 지칭하고, 공화국은 제국 왼쪽에 있고 대충 프랑스 분위기를 풍기며, 제국은 독일 위치에 딱 있으며 위에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모양이 있는 이런 식이고, 종종 나오는 지도는 유럽을 배경으로 했음을 명확히 하고 있고, 군복도 딱 봐도 독일, 프랑스, 영국의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풍긴다.

주인공이 활약하는 나라를 독일-제국으로 하고 있는 대범함을 보여준다.

군사력이 뛰어나며, 민간인을 상대로 포격을 가해도 난 군인이니까 상부의 명령을 따라야 하고, 모든 책임은 지휘관이 지는 거니 할 수 없다는 적당한 논리 비약으로 양심의 가책을 덮는다.

주인공 소녀는 목소리로나 외양으로 보면 아주 귀엽지만, 사실은 신의 장난으로 일본에서 이세계로 환생하고 만 것.

애초 회사에서 별 도움이 안된다 싶은 사람을 짜르는 일을 적당히 도맡아 하다가, 정리해고 된 사람으로부터 지하철에서 떠밀리고 만다.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죽기 직전에 신이라는 존재가 나타난다. 주인공은 신이라면 착해야 하는데, 도저히 이 세상에 착한 신이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는 논리 전개 끝에, 신이라고 부르지 않고, 존재X라고 부른다.

유신론 논쟁에서 많이 쓰이는 유명한 논증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은 착하거나 악할 것이다. 전능한 착한 신이 존재한다면 이렇게 많은 착한 사람들이 죽어가도록 놓아둘리 없다. 따라서, 악신이 존재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존재X의 장난질이 계속 이어지는데, 존재X는 자신을 무시하는 주인공에게 신의 위엄을 보여주고, 자신의 존재를 드높이겠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보면 주인공 소녀를 도와주는 일들만 하고 있을 뿐.

교착 상태에 있던 전선을 배경으로 시작하나(1차 세계대전) 제국의 미친 과학자의 활약으로 주인공 소녀는 상당한 수준의 마력을 갖게 되고, 대범한 전술이 사용되어 교착상태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일본인들 보면 참 압도적인 존재를 좋아하고 있다 싶은데,

악당인데 힘쎈 주인공 vs. 착한데 죽어가는 상대방이라는 구도를 아슬아슬하게 끌고 간다.

힘이 약하면 그저 먹히고 죽임을 당할 운명일 뿐.

아무튼 적당하게 말이 되고, 적당하게 영상미가 있으며, 적당하게 나쁜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해서, 적당하게 볼 수 있는 아주 웃긴 만화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