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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학자, 전쟁의 목격자들 그리고 육격자들 part. 01

by 라키 posted Mar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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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전쟁의 목격자들 그리고 육격자들(肉擊, flesh-witnesses): 긴장관계

유발 노아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에리히 마리아 르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주인공, 폴 바우머가 1차 세계대전 중 휴가로 집에 왔을 때 거리에서 학교 선생을 만났다. 그 선생은 그를 동네 호프집으로 초대했고 거기서 학교 교장을 포함한 몇명의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그들 모두는 전선에 서 본 적이 없었던 사람들로, 전쟁에 관한 지식이라고는 신문이나, 정부 선전과 역사책에서 비롯된 것이 전부였다. 사람들은 전선에서의 상황과 독일이 추구해야 하는 평화의 종류에 대해서 논쟁했다. 책의 1930년 판에서는, 사람들은 테이블 위에 전선이 그려진 지도를 펼쳤다. 교장은 프랑스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돌파작전의 지점에 대해 설명했고 독일이 최소한 벨기에의 전부, 프랑스의 석탄지역을 확보해야 함과 러시아의 분할에 대해 사람들을 확신시켰다.

 

교장은 폴을 향해 전선의 상황에 대해 말해주길 요청했다. 흥분한 교장에게, 폴은 "전쟁은 여기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교장은 이를 거만하게 무시하면서 지도를 가리키며 폴에게 말했다 "넌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 말이야. 하지만, 이 지도는 전체와 관련되어 있는 거지. 넌 그걸 판단할 수 없어.” 책에서(111–12), 교장은 설명을 덧붙인다: “넌 일부만 볼 뿐 전체를 파악할 수는 없지.” 사람들이 플랑드르 지역과 그 밖에 다른 곳에서 대규모 돌파작전이 수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논쟁이 시작하면서 그 장면은 끝난다. 폴은 잠시동안 그들을 응시하다가, 역겨워진 상태에서 떠난다.

 

다음 장면은 폴의 옛 교실이다. 그는 예전 담임이던 칸토렉의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고, 3년 전 그는 폴과 그의 동료들이 전장에 자원했다고 확신하고 있었었다. 폴을 본 것을 기뻐하며, 칸토렉은 그의 지금 학생에게도 입대를 종용하는 애국적인 강의를 하고 있었다. 그는 폴에게 전선에 대해서, 그리고 영웅적 전과를 학생들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처음 폴은 거절했지만, 담임의 압박으로 전쟁에 대해 몇가지 평범한 묘사를 해주었다.

 

칸토렉은 "아니, 아니야, 폴"이라고 말했지만, 폴은 짧게 말했다 "내가 거기 있었다. 말한 대로다. . . . 나라를 위해 죽는 게 아름답고 달콤할 것이라 지금도 생각하겠지. 우리도 그처럼 생각했었어. 첫 번째 폭격 때 배웠어. 나라를 위해 죽는 건 더럽고 고통스러운 거야. 나라를 위해 죽을 때가 왔을 때도 죽지 않는 것이 무조건 나아.” 학생들은 충격을 받았고 칸토렉에 대해 말했다. "그는 너희들에게 말할꺼야. 가서 죽으라! 하지만, 가서 죽으라고 말하는 것이, 가서 죽는 것보다 쉬운 일이지.” 학생들은 폴이 겁쟁이라고 소리치며 강연을 중단시키려 했다; 폴은 그들에게 그들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없는 집으로 돌아온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잠깐의 정적 후에, 그는 휴가를 단축하고 전선으로 즉시 복귀할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장면에 권위의 붕괴가 있다. 첫째, 교장과 칸토렉 그리고 학생들은 모두 전선 목격자로서 권위를 받아들이고서 그에게 말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폴이 그들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전쟁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권위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면서 그를 침묵시키려 했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폴은 패배를 인정하면서 떠나야 할 것이다. 심지어 설명을 시작하는 것조차 논점을 잃는 것 같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관객들은 폴의 편을 들 것이다. 르마르크의 명작을 읽거나 루이스 마일스톤의 영화를 본 사람들은 누구라도 보통의 병사가 가장 많은 것을 안다는 걸, 반면 신문에서, 역사책에서, 선생들로부터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전쟁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르마르크 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20세기 참전 군인들로부터도 확인되는 지점이다. 시인들, 작가들, 화가들 그리고 영화제작자들은 전쟁에 대한 전통적 권위에 도전하고, 전쟁 문화에 대한 서구의 "오래된 거짓말"을 공격하기 위해 전쟁에서의 개인적 경험에 근거를 둔다.(윌프레드 오언의 유명한 표현을 사용하면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은 당연하고 명예로운 일이다').

 

이 논문의 목표는 르마르크의 상상속의 호프집과 교실-실제의 호프집들, 교실들, 거실들, TV, 연구들, 학술 컨퍼런스 홀을 대신한다-에서 이야기 된 권위의 붕괴를 분석함에 있다. 이러한 붕괴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 논문은 전쟁에 대한 두 종류의 권위를 구분한다: 목격 하기와 소위 "육격(肉擊)하기"다. 뒤의 용어는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군인이 전쟁에 관해 쓴 글-자신의 육체(flesh)로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에 관해 말할 수 없는 한 남자-에서 빌려온 것이다. 나는 이 두 종류의 권위의 역사에 대해 짧게 개관한 다음 학자들이 이러한 권위들과 그들 사이의 충돌을 관련짓는 방식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전쟁과 전쟁을 둘러싼 증인과 그 권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는 논문의 일부를 번역했다.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어떤 일들이 벌어져 왔는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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