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자료게시판

나홀로 겨울 백두대간 산행기_고치재에서 도래기재까지

by 라키 posted Dec 05,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차안에서 콜드플레이의 비바라비다를 들었다 그리 무겁지 않은 전자기타의 사운드가 경쾌하다 얼터네이티브라는 제법 음울한 장르가 이렇듯 밝은 것은 팀의 리더인 크리스 마틴이 그의 아내 기네스 펠트로와의 행복한 결혼생활 중에 이 앨범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예의 그 울적한 사운드로 시작되는 듯 하다가 설레이는 코드들에 동양적 선율이 가미되면서 갑자기 굉장히 절제된 환희가 느껴지는 리프가 연주된다 예전 한강에서 누군가 요트를 타는 장면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이 부분이 연주되었었는데 그 뒤로는 이 부분만 들리면 그 때 그 장면이 떠오른다  일종의 파블로프의 개 반응이다 환희는 그 다음다음 쯤에서 절정을 이루지만 다른 부분들도 하나같이 좋아서 빠뜨리고 지나갈 만한 곡들이 없다

 

고치령에 차를 세우다가 차가 눈에 빠지고 말았다 시작부터 조금 이상하다 하였는데 산행을 시작한지 한참 후가 지나서야 핸드폰을 차에 놓고 온 것을 알았다 산중에 한동안 서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점점 어두워져 가고 있는데 제법 실한 크기의 눈이 내리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때나 위기 상황에서 핸드폰이 없으면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결국 돌아가기로 결심했지만 힘들게 온 산길을 돌아가는 일은 과연 허무한 일이었다 

 

 

숙영할만한 곳을 찾아 텐트를 치고 누워서 누가 남자들에게 불행을 강요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커플들이 2년이 채 되지 않아 결혼생활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외로워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 전 보다 몇배나 더 큰 외로움과 거기에 더해진 고통을 토로하는 남자들도 꽤 많이 있다 자기 남자를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고 멸시하고 구박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결혼해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주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정력이 좋은 남자라도 2년 동안 꾸준하게 구박하며 잔소리를 하는 여자는 여자로 보이지 않게 되는 법이다 

 

이런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안하는 것 보다 못하다 많은 이들이 그런 사람과 결혼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떤 남자들은 마치 나방이 불을 향해 달려들 듯 불행이 뻔히 보이는 사람과 결혼해버리고 마는 경우가 꽤 있다 거의 틀림없이 2년이 채 되지 않아 파국을 맞게 되거나 껍데기만 남은 형식적인 결혼 생활만 유지하게 되어 버린다 아이가 없으면 그나마 나은데 아이까지 생겨 결국 불행이 되물림 되는 경우도 많다

 

어른들로부터 당연히 배웠어야 하는 것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불행들이다 결혼의 서약에 그럴 것이 적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 아내는 그 스스로 선택한 남편을 존경해야 하며 남자는 마땅히 그런 현명한 여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미디어에서는 남자들이 외모가 뛰어난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예쁜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 중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한다는 동물적 남녀관계를 끝없이 보여준다 뛰어난 유전자를 남긴다는 생의 중대한 목표를 티비만 보고 있으면 감정이입이 이루어져 그 안에 있는 출연자들이 대신 다 이루어 주고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하지만 그 뿐이다 사실상 동물들을 짝맺기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보아야 당신의 행복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 것을 볼 바에야 차라리 동물의 왕국 시리즈를 보는 것이 몇배 더 낫다

 

현대문명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은 그 스스로 선택한 남자를 최고든 최고가 아니든 최고라고 생각하며 만족하고 살아야 행복한 법이다 어쨌거나 전세계 1명의 남자를 제외하고 모두 최고가 아니니 제 남자가 최고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려야 하지 않을까

 

그것과 마찬가지로 현대문명에서 살아가는 남자들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컨트롤하는 법을 익혀야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법이다 미디어와 그 배후의 이익집단들과  남자들의 성욕으로 먹고 사는 대규모의 성산업 집단들은 남자들을 예쁜 여자에게 사족을 못쓰고 성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여자들은 성욕을 컨트롤함으로써 어떤 의미에서 남자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보노보(주. 발정기가 따로 없고 매우 자유분방한 성행동을 하는 유인원)와 같은 존재로 그리며 반복하여 세뇌하고 있고-물론 그것이 가장 돈이 되기 때문이다-또 실제로 그 정도의 삶에서 멈추고 마는 수없이 많은 남자들이 있다

 

하지만 표범이나 시베리아 호랑이처럼 이성을 만나는 것이 수년에 한번이면 족한 삶을 인간 남자라고 하여 살지 못한다는 법이 어디에 있을까 물론 평생을 그리 살라는 말은 아니다 어차피 꽤나 많은 부부들이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불행한 운명에 처하게 된다면 당신을 최고라 생각하는 현명한 여자가 나타날때까지 시베리아 호랑이처럼 살지 못하리라는 법이 어디있느냐는 말이다 왜 굴욕적인 자세로 머리를 조아리고 제대로 배우지 못해 되어먹지 못한 일부 여자들의 되어먹지 못한 욕망을 채워주느라 당신의 인생을 허비하느냐는 말이다

 

미디어와 그 배후의 이익집단들은 여자들의 허영이 커질수록 더욱 돈을 버는 법이고 남자들이 그런 여자들에게 굴욕적이 될수록 무가치한 소비는 더욱 확장되는 법이다 사정이 이런데 미디어가 사람들의 행복에 신경을 쓸리가 있을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당신을 최고라 생각할 현명한 여자를 만날때까지 고고하게 살겠다 마음먹었다면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혼자서 밥을 해먹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이 안되면 마치 사냥 못하는 호랑이처럼 금방 굶어 죽거나 동물원에서 빌붙어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집에서 압력밥솥으로 밥을 해서 자기가 한 밥맛에 자기가 감탄해서 먹으며 지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 이미 삶의 중요한 것을 절반 정도는 해낸 것이나 다름 없다 세상에는 정말 별일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삶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것들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집에서 스스로 끼니를 챙겨먹는 것이다

 

그 다음은 당신이 선택한 삶이 당신이 선택한 여자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삶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당신이 혼자서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첫번째 단계를 이루면 이 두번째 단계는 단지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다 당신이 선망하는 직업을 갖고 있든 그렇지 않든 관계가 없다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스스로의 삶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떤 일을 하든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남자가 되면 당신을 선택할 여자가 자신의 남편을 최고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필요충분한 상태가 되는 법이다

 

그 다음이 당신에게 외로움을 강요하는 것들과 떨어지는 것이다 되어먹지 못한 이미지를 끊임없이 주입하는 미디어와 떨어져 당신 홀로도 행복해하며 자부심을 갖고 즐거이 지내다가 괜찮은 여자를 만났다면 그녀의 생각을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다 나라는 남자 이런 남자이고 이렇게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남자인데 나를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겠냐고 말이다 그렇게 선택한 여자를 지켜주며 살게 되면 쉽게 불행해지지 않는 법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가 텐트가 부서질 듯한 강풍에 잠이 깨었다 캠핑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람이다 자연에서의 바람은 상상 이상으로 무섭고 또 파괴적인 경우가 많다 지금도 멀리서부터 산줄기를 타고 오는 강한 바람 소리가 들린다 수없이 많은 나뭇가지들이 제 몸을 흔드는 소리가 웅장할 정도다 그렇게 몇초나 몇십초정도가 있다가 극심한 바람이 텐트를 덮친다 나는 텐트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을까 혹은 부서지지 않을까 하며 노심초사하는데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인간은 참 미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가 작은 노란색 텐트와 함께 날아가든 말든 바람이 무슨 관심이나 있을까 인간들은 바람신과 바다신과 태양신과 비신에게 무언가를 바치고 빌어오는 시기를 오랫동안 지내왔지만 그들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무슨 자비로움을 갖고 있을까 쓰나미 때 수없이 무고한 인간들의 죽음에서 볼 수 있듯 천지는 불인이다(주. 천지불인이만물위추구. 노자의 도덕경 5장에 나오는 문장. 천지는 어질지 아니하여 만물을 마치 들풀과 같이 여긴다) 

 

산행은 쉽지 않았다 유난히 춥고 바람이 거세었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이하로 한참 내려간 듯 하였고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바람이 거세어 무엇으로도 살을 에이는 고통을 막을 수가 없었다 눈이 무릎이나 허벅지까지 쌓여 길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구간이 다수였는데 새로운 능선이 나타날때마다 한참을 더듬어 제대로 된 길을 찾아야 했다 그럼에도 수차례 길을 잃어 가던 길을 되돌아와야 했다 쌓인 눈이 가슴께까지 차올라 이거 얼굴까지 덮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때도 있었고 멀리서 세찬 바람에 수만그루의 나무가지들이 울리기 시작하면 저 바람이 언제쯤 내게 도착할지 신경이 곤두선다

 

그런 와중에 산 속을 걷다가 고개를 돌려 나무 사이를 보았더니 바람에 날린 수백만개의 눈의 입자들이 공중에 뜬 채 결빙되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 나무 사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능선을 따라 쌓여있던 눈들의 입자들은 바람이 불때 한꺼번에 공중에 날려 온 산을 반짝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수많은 눈의 입자들이 공중에서 순간적으로 결빙되어 나타나는 아름다움이라니 내가 태어난 후 저런 광경을 본적이 있나 생각하였다 

 

미내치까지는 무난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다가 1096.6봉 까지는 약 200미터를 올랐다가 마구령까지 내리막길. 마구령은 도로가 눈으로 덮혀 있어 언뜻 보기에도 차량통행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고 지나다니는 차는 한대도 없었다 꽁꽁 언 귤을 하나 녹여 먹었다 산행 중 먹는 귤은 그야말로 꿀맛으로 온 몸에 쾌감이 퍼져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마구령에서 1057봉까지는 오르막이 이어지는 듯 하다가 갈곶산까지는 오르내림이 크게 없는 산중의 능선로 소백산의 끝이 가까워 질수록 소나무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늦은목이 도착 늦은목이에서 선달산까지 오르는 길은 도저히 1.8킬로미터 구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게 느껴지는 힘든 구간. 표고 500미터 가까이를 한번에 치닫아 오르는 길이라 내내 상당한 경사의 오르막이 계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눈도 상당히 깊이 쌓인 구간이 많아 오르막 오르랴 쌓여 있는 눈 헤치고 가랴 그야말로 체력은 거의 한계점에 도달하는 듯 하였다 은사이신 윤병상 교수님의 건강이 나빠지셔서 수술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사가 예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걸음을 뗄때마다 윤교수님의 건강에 별 이상이 없으시길 기원하였다

 

소나무는 오히려 소백산보다 많은 듯 하였다 수령이 상당해 보이는 소나무들이 가쁜 숨을 내쉬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간간히 서서 고목에게 경의를 표했다

 



선달산 정상을 지나면서 숙영지를 찾아야 하였는데 괜찮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칼바람은 여전한데 해가 지고 있어 마음이 급해진다 능선에 바로 텐트를 치게 되면 능선 바람을 그대로 맞게 되어 피하려고 하였으나 마땅한 자리가 나지 않은 상태. 암릉 옆에 붙어서 자볼까 하다가 도저히 자리가 나오지 않는 듯 하여 한참을 더 걷다가 남쪽 사면 부근에 한몸 누일 수 있을만한 자그마한 공간을 발견하고 얼른 내려가 텐트를 설치하였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물을 끓여 꽁꽁 얼어버린 밥을 녹여 김치와 함께 먹었다 텐트 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지고 있던 설국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광경이 굉장하였다 수만그루의 나무 위며 산사면의 땅이며 저 멀리 보이는 곳까지 모두 순백의 눈으로 덮혀 있는데 그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내가 이 아름다우면서도 생명에 혹독한 공간에 더불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레 놀랍게 느껴졌다

 

 

박달재까지는 그리 심하지 않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산길. 방향이 바뀌는 능선 길에 설때마다 고민되는 것은 여전하였다 박달재에 도착하자 눈앞에 넓고 환한 공간과 표지석과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정자가 있어 아늑하게 느껴졌다 정자에서 귤을 먹으려 하였으나 돌처럼 꽁꽁 얼어 먹을 수 없는 상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꼭 먹고 싶어 귤 하나씩을 바지 주머니 안에 넣어 체온에 녹기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옥돌봉까지는 완만한 산책길이 이어지나 하다가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되어 숨이 목까지 찬다 오르막길을 오를때 숨이 안차면 얼마나 좋을까, 내리막길을 내딛을 때 관절에 무리가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옥돌봉 정상에 도착하여 콜택시를 부르고 고치재 구릉에 빠져 있는 차를 빼내기 위해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신청한 후 정선에서 잡혀있던 친구와의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하산을 서둘렀다

 

 

 


  1. No Image

    독일 아마존 맥주 주문 & 에딩거 흑밀맥주

    Date2017.07.27 By라키
    Read More
  2. No Image

    [영상]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쾰른 여행

    Date2017.07.09 By라키
    Read More
  3. 쾰른 - Köln

    Date2017.07.09 By라키
    Read More
  4. 암스테르담 (Amsterdam)

    Date2017.07.09 By라키
    Read More
  5.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Utrecht)

    Date2017.07.09 By라키
    Read More
  6. 네덜란드, 림부르크 (Limburg)

    Date2017.07.09 By라키
    Read More
  7. 룩셈부르크 Camping Auf Kengert

    Date2017.07.09 By라키
    Read More
  8. 프랑스 리옹, 스위스 바젤

    Date2017.05.12 By맘씨
    Read More
  9. 프랑스 베지에

    Date2017.05.12 By맘씨
    Read More
  10. 바르셀로나 2

    Date2017.05.12 By맘씨
    Read More
  11. 바르셀로나 1

    Date2017.05.12 By맘씨
    Read More
  12. 스페인 지로나(헤로나)

    Date2017.05.12 By맘씨
    Read More
  13. 프랑스 아그드

    Date2017.04.25 By맘씨
    Read More
  14. 벤티미글리아, 프레쥐스

    Date2017.04.25 By맘씨
    Read More
  15. 산레모

    Date2017.04.25 By맘씨
    Read More
  16. 이탈리아 제노아

    Date2017.04.25 By맘씨
    Read More
  17. 스위스,이탈리아 코모

    Date2017.04.25 By맘씨
    Read More
  18. No Image

    독일 기차 처음 이용하기

    Date2017.03.30 By라키
    Read More
  19. No Image

    유럽 캠핑장(독일 검은 숲 캠핑장_Schwarzwald Campingplatz Müllerwiese)

    Date2017.03.29 By라키
    Read More
  20. 나홀로 겨울 백두대간 산행기_고치재에서 도래기재까지

    Date2016.12.05 By라키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