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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11분, 파울로 코엘료

by 라키 posted Apr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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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의 성스러운 의미를 발견하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 청년기는 엄청난 자유, 새로운 발견, 과도함의 시대와 일치했고, 그것은 실제로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여러 극단적 행동에 대해 치러야 했던 대가, 즉 보수주의와 억압의 시대로 이어졌다.(파울로 코엘료)

파울로는 전세계 1억 5천만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명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순례자',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악마와 미스 프랭', '11분', '오 자히르', '포르토벨로의 마녀' 등 수많은 반향을 일으킨 작품을 써왔다.

2004년 초판이 발행된 '11분'은 성에 대한 기존 가치관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마리아'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브라질 출신 창녀다.

브라질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19살이 되던 해에 혼자 48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리우데자네이루 남동쪽에 있는 해안도시 코파카바나의 해변이었다.

거기서 우연히 삼바춤을 출 수 있는 댄서를 찾던 스위스 출신의 남자를 만난다. 연예계 데뷔를 꿈꾸며 스위스로 건너가게 되지만, 6명의 댄서가 일하는 업소 측이 준 급료는 약속했던 금액의 십분의 일에 불과했다.

일을 그만두고 좌절하던 마리아는 우연히 패션계에 종사하는 아랍인으로부터 하룻밤 잠자리의 대가로 천 프랑의 제의를 받는다. 갈등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고, 난생 처음 새로운 해방감을 맛본 그녀는 고급 매춘 업소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성숙해가던 중, '제네바에서 태어났고, 두 차례 결혼했으며,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녔고, 왕들과 유명한 배우들을 만났으며, 잊지 못한 축제들에 참가했고, 많은 돈을 번 젊은 나이에 성공한 스물아홉의 예술가' 랄프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리아는 업소의 또다른 '특별손님'인 성공한 기업가 테렌스로부터 고통과 복종이 주는 쾌락의 극치를 처음으로 느끼게 되지만 랄프에 의해 '진정한 성(性)의 성스러움'을 깨닫고 그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랄프 또한 그녀를 선택함으로써 일반 로멘스 소설로 치자면 더할나위 없는 해피엔딩으로 글은 마무리된다.


뭐가 기존의 가치관에 도전이 되고, 뭐가 문제인가. 사랑을 꿈꾸던 창녀가 이상적인 남자를 만났다는 단순한 스토리다.

편하게 많은 돈을 버는 창녀가 모든 여자가 꿈꾸는 남자를 만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검사로 근무할 때 이야기다. 조직 폭력배 들 사이에 유혈 전쟁이 벌어져 조직원들 다수가 검거되었다. 무난하게 조사되어 무난하게 기소되었다. 수사관들을 실망시킨 일은 재판 중에 일어났다. 줄줄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던 조폭의 와이프들이 단체로 방청을 왔는데 그렇게 미인들이었다는 것이다. 그걸 전하는 수사관의 표정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다른 공무원들이 그렇듯 수사관들은 박봉에 좁은 집에서 산다. 조폭들은 좋은 차에 넓은 집에 떵떵거리면서 예쁜 와이프와 결혼해서 산다. 그게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거다.

힘들고 가난해도 자긍심이 있으면 견딜 수 있다. 힘들고 가난한데 여자 만나기도 힘들고, 운좋게 결혼해도 아내로부터 무시당하면서 사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다.

창녀가 모든 것을 가졌다? 젊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성공한 창녀로서, 돈도 1년 바짝 쉽게 벌어서 브라질에서 부모님께 집과 농장을 살 돈을 마련하고, 많은 남자들을 만나며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도 깊어졌으며, 극한의 쾌락을 선사하는 성공한 남자도 만나 육체의 거듭남을 경험하고, 모든 여자들이 선망해 마지 않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예술가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고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무엇보다 젊은 나이라면 일정 정도의 외모만으로도 그 지역의 창녀로서 나쁘지 않게 성공할 수 있다. 설령 외모가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의학의 도움을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도 쉽게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오늘날과 같이 돈이 최고인 시대에, 젊고 예쁜 여자가 창녀의 길을 마다하는 건 자본의 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떤 특별한 사명감이 아니라면 어렵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현대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하나로서 창녀가 뭐가 나쁘냐라고 물으면 별로 할말은 없다. 결국 시대는 변화할 것이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쓰나미 끝에 인간에게 남아 있는 일자리가 뭐가 있을지 모르는 사회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창녀가 자긍심까지 가져서는 안되는게 아닐까. 쉽게 쌓아올린 부와 훌륭한 남자를 다 차지하고선, 자긍심까지 가져버린다면, 이 땅에서 묵묵하게 땀흘리며 적은 돈을 벌며 살아가는 다수의 여자들. 제 눈에 콩깍지가 씌여 별볼일 없는 남자에게 만족하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도저히 할 짓이 못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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