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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하는 이유?

by 라키 posted Oct 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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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의 미혼율이 36.3%(30대 남성 미혼율은 44.2%)에 이르렀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출산율도 최악이다. 통계학자들은 현재 출산율이 이어진다면 2300년이 되면 대한민국은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랑 내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 종족을 번식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다. 그런 기본적인 본능조차 심각하게 억눌리게 되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걸까.

경제적 문제 때문일까?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해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러 통계들은 우리 상식과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GDP의 성장과 출산율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 생각과 반대로,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 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아이를 안낳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렇다. 우리나라도 그럴까? 1960년 1인당 GDP는 158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6년 27,538달러에 이른 반면, 출산율은 1960년 6.2명에서 2016년 1.17명 수준까지 추락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동안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1960년 대비 1/5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경제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일까? 저개발 국가에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를 많이 낳을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리 부모 세대가 우리를 낳았을때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경제적 풍요가 오히려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것일까? 만약 어떠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대한민국 소멸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의 경제적 추락이라도 감행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사회적 불평등 때문일까?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출산을 꺼린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사회적 불평등 지수가 낮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의 출산율보다 사회적 불평등 수준이 높은 미국의 출산율이 더 높다. 혹은, 출산으로 인한 혜택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독일과 같은 유럽국가는 킨더겔트라고 하여 아이 한명 당 상당한 수준의 양육비를 매월 지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계를 제외한 이들의 출산율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유럽 출산율은 이른바 이슬람 침공으로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높은 무슬림 가정의 출산율로 인해 유럽의 이슬람화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는 문제도 있다. 이들은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무상주택 등 국가의 복지혜택에 의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프랑스의 일반 가정의 자녀의 출산율에 비해 무슬림 가정의 출산율은 크게 높다. 이미 영국의 이슬람화는 상당히 진행되어 이슬람계 정치인이 런던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하였다. 현재 추세라면 유럽의 이러한 경향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선진국 중 사회적으로 비교적 평등한 사회를 이루었다는 유럽 국가들 중 저출산으로 고통받지 않는 국가들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것이 보여주는 결론은 분명하다. 사회적 평등을 확보하는 것과 적정 출산율의 달성이라는 목표는 서로 별개라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미혼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남자의 경우, 낮은 소득, 주택 마련 비용, 결혼 생활 비용 등 41.4%가 자신의 '경제적 문제'를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여성의 경우 어떨까. 32.5%가 상대 남성의 '조건'을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매년 반복되는 다른 여러 조사들도 결국 결론은 대동소이하다. 남자들은 결혼하기엔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고, 여자들은 결혼을 결정하기엔 상대 남자의 경제적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옛날부터 여자들은 결혼 상대의 조건으로 경제적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있다.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에서 최근 진화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왜 여자들은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서로 다르지만 또 대체로 비슷하기도 한 수십가지의 설명을 한다. 그 설명이 어떻든, 얼마나 다양하든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결혼을 선택할 때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여자의 가족들 또한 상대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론조사든, 설문조사든, 미혼 원인에 대한 연구결과든 우리가 알고 있는 당연한 사실을 반복해서 다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만약 그렇다면, 미혼율과 이에 따른 낮은 출산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 뿐이다. 이상에 현실을 맞추거나, 아니면 현실에 이상을 맞추거나. 남자의 전반적인 경제적 능력을 여성들의 바램에 맞도록 상대적으로 올리는 것은, 이상에 현실을 맞추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여성들이 가진 이상을 우리가 처한 현실에 맞추는 것이다. 여자들로 하여금 결혼 적령기 남성의 경제적 능력 정도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딱 봐도 둘다 거의 불가능한 수준의 미션이다. 제3의 방법이 있을까? 안타깝지만 없다.

남자와 여자는 자신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 많은 여자들이 경쟁보다 공감을 좋아한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아붓고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여자에 비해 남자가 많다. 반면, 육아와 가사의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많다. 남자와 여자가 원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여자와 남자의 뇌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앤무어를 포함한 많은 심리학자들, 생물학자들이 밝혀냈다. 신체와 정서를 조율하는 호르몬도 다르고, 종류도 다르며, 분비 시기도 다르고, 그 갯수도 다르다. 뇌의 성장 비율도, 나이에 따른 성장 정도도 다르고, 언어적 능력도 다르다. 모험, 거친 행동, 경쟁, 운동, 업무를 대하는 태도 또한 극명하게 다르다. 

어떠한 이유로 공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의든, 타의든 심한 경쟁환경에 노출되어야 한다면 과연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이 사회적 집단적으로 일어난다면 그 사회나 국가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은 높아질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원인과 결과를 혼동해 약을 처방하게 되면 제대로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파국적 결과를 맞게 될 수도 있다. 예컨대, 남녀의 취직률이나 평균 임금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다른 사건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일반적인 경쟁 고용시장에서 취직률이 높고, 임금이 높은 것은, 경쟁적 업무영역에서의 성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경쟁적 업무영역에서의 여성의 성과가 뛰어나다면 여성의 취직률과 평균 임금이 낮을 이유는 없다. 물론 타의에 의한 경력단절 등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대해 남녀 구분 없는 사회적 보조 내지 보정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는 없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없으면 의도와는 달리 상황은 악화된다. 남녀의 취직율 차이, 임금 차이는 남녀의 차이라는 원인의 결과인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 부분을 정확하게 고려하지 않고, 남녀의 임금차이를 단순히 문제의 원인으로 보아 이것을 동일하게 교정하려고 드는 순간 상황은 나빠진다. 정책이 지속되면서 평균적 여자가 원하는 평균적 남자의 경제적 능력은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고, 그와 정확히 동일한 비율로 여자가 자신이 원하는 경제적 조건을 갖춘 남자를 만날 가능성은 낮아진다. 미혼율 상승과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만약 지금의 문제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데서 오는 것이라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다. 공감형 인간과, 경쟁형 인간, 공감형 업무와, 경쟁형 업무, 남녀의 차이, 업무 수준의 차이, 업무 강도의 차이, 어떻게 짝을 만날 것인가의 문제, 인간의 만족도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문화적 측면에서 인식되는 경제적 조건이라는 변수는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치는가 등등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들어가는 매우 복잡한 정책 시뮬레이션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직관적인 고려는 할 수 있다. 남녀 차이에서 기인하는 원인에 대한 고려 없이 기계적 평등을 추구하는 일은 남자에게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다. 남녀의 차이와 그 차이에서 기인하는 결과들을 인정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정책은 남녀 모두에게 해가 된다. 남녀가 권리와 의무 측면에서 완전히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가진 전통적 사고방식에 대한 점진적 수정이 필요하다. 김대중 정부 때 만들어진 여성부에서 내놓는 정책들에 깊이 있는 고민들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사상적, 문화적 측면에 대한 접근 없는 기계적 평등 정책은 불행한 개인들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뻔히 보이는 파국적 미래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라고 표현한다면 현재 많은 것을 포기한 젊은 세대와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과장 섞인 불만에 불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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