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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상

by 맘씨 posted Jul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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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말부터였다, 틈날 때마다 메모와 일기, 습작을 끄적이기 시작한 것은. 내 대학 전공은 사회과학이고 직장에서도 글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맡고있지만 고교시절 한 때는 국문과 및 작가의 삶을 동경하기도 했었다. 입시에 유리할 논술대회며 청소년 문학상에 응모해 이런저런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한 줄 더하기의 의도가 다분했다. 이후 학자의 길을 택하지도 않았으니 한 때 동경했던 경로에서는 동떨어진 인생을 살게 됐다. 

그럼에도 글을 쓸 때면 마음이 늘 편안하고 즐거웠다. 대부분이 내 신변잡기고 일상의 나열이긴 했지만 "쓴다"는 것 자체가 위안이자 희열을 안겨주는 작업 같았다. 나는 책을 한 권 집어들면 그 자리에서 끝 장까지 읽어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활자 읽기에 강박적인 성격이었는데, 글쓰기가 재미있어지면서 읽기보다는 쓰기에 더 깊고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 생업이 바빠 듣고싶은 글짓기 강좌가 있어도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큰 아쉬움이었다. 

 

글 잘 쓰는 사람이 오죽 많을까. 굳이 서점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된다. 비작가, 무명의 논객들이 인터넷 게시한 글만으로도 감탄하고 놀랄 때가 종종 있다. 내 주변에도 글을 맛깔나게 잘 쓰는 사람이 여럿이다. 나는 게다가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다. 글감이 제한적이고 표현의 범위도 넓지 않다. 상상력이 부족하니 내가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는 수밖에 없는건데 왜 이렇게도 매번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스스로 답답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글도 쓰다보면 그 지평이 넓혀진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믿는다. 시중의 글을 많이 읽고, 자주 써보고, 얼토당토 않게 휘갈겨도 보고, 좋아하는 글을 필사도 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확실하게 글을 성숙시키고 성장시킨다. 쓰는 나로서는 때때로 힘겹지만, 오롯이 경험하는 감격적인 즐거움이다. 전문적인 쓰기 훈련을 받아보지 않은 내 글은 아직도 미숙하기 그지없지만 아주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중이다. 새싹이 자라나듯이 잎사귀를 여미듯이. 

그저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아가면서, 진심을 다해 쓴 좋은 글들을 몇 줌이라도 남기고 싶다. 

 

+ 2021.06.18 오늘 제 17회 중랑신춘문예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지난 봄, 며칠 밤을 새며 써냈던 글입니다. 미흡하고 부족한 글이지만 첫 문예 수상이라는 기쁨과 설레임이 몹시 큽니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마음 따뜻한 글을 끄적거리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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