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perly, we should read for power. Man reading should be man intensely alive. The book should be a ball of light in one's hand. 
Ezra Pound

 

힘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이 맞다. 책을 읽을 땐 실로 살아 있어야 한다. 책은 손 안의 빛이어야 한다. 미국 아이다호 출신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에즈라 파운드의 말이다. 시에서 직접적이고, 간결한 언어, 정확한 이미지의 사용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미지파' 예술가로 활동했다.

2차 세계대전 즈음해 파시스트 정치에 투신해 무솔리니를 찬양하는 글을 쓰고, 반미를 선동하는 활동을 해 종전 후 미군에 의해 체포되었다가, 전범 재판을 받을 수 없을만큼 정신 이상이라는 판정을 받고 워싱턴 D.C.의 정신병원에 12년간 수감되었다.

추축국이던 이탈리아에서 최소한 일부의 사람들에겐 그는 훌륭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탈리아와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고 나자 그는 그간 쌓아올린 명성을 모두 잃고 인류에 대한 반역자가 되었다.

그는 미국과 이탈리아가 평화를 유지하는데 자신이 뭔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는 그저 무심하게 굴러갔다. 2차 세계대전으로 수천만명이 죽는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탈리아 편을 드는 일 외에는 없었다. 

우리를 둘러싼 삶의 환경은 냉혹하다. 무엇인가를 읽는 행위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행위는 결국 궁극적으로 힘을 지향하고, 힘에 의해 정의가 규정된다고, 아마 그는 그것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