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이 공부만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1,2차 세계대전과 산업혁명 당시 태동한 현재의 집합식 학교교육은 오늘날 시대의 새로운 요청에 적절하게 대응하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운전, 감시, 배달, 요리, 간병과 같은 단순 노동을 통해 수행 가능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예측들이 많다. 우리가 현재 일하고 있는 직업들의 80% 이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단순한 일들은 AI와 로봇이 수행한다. AI와 로봇 설계가 가능한 인력은 여전히 품위있는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이른바 잉여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AI와 로봇 설계는 '코딩' 능력과 연결되어 있고, 수준 높은 코딩 실력을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와 '깊이 있는 사고 능력'이 요구된다.

이런 것들은 단순히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지금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우리가 보통 Geek이라고 불리는 괴짜에 의해 설립되어 성장해왔다.

그런데, 괴짜는 학교에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기의 어느 순간, 얕고 일반적인 것들에 대한 불필요한 관심을 끊고, 자신이 관심있는 한분야만 깊이 파고들어가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일종의 '선택'을 하는 순간 괴짜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학교는 '얕고 일반적인 것'들로 가득차 있는 공간이다. 집단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산업 역군들을 길러내는데 적절한 교육방식이다. '괴짜'와는 정확하게 정반대의 지점들에 있는 사고방식들로 가득차있다.

혹시 모르니까 학교 공부도 무시하진 말자. 하지만 우리를 평생 정말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것은 놀이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공부만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시험기간에 하는 딴짓은 청소라도 재미있듯, 노는 것도 다른 뭔가 해야할 일이 있을때 노는게 재미있다.

관점을 뒤집어보자. 사실 목적이 놀이이고, 수단이 공부인 것이다. 놀기 위해서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하는 것이다. 아이가 정해진 할일을 다 했나? 그 할일에 걸맞게 노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