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베일 등 명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하는 스콧 쿠퍼 감독의 애매한 영화
액션 영화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범죄 영화라고 하기에도, 드라마라고 보기에도 좀 그렇다.
형제간의 우애를 그린 드라마처럼 시작하다가, 너무 길어진 나머지 그만 어떻게 수습이 안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할까.
감독은 몇가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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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 망해가는 동네를 배경으로 한 제철소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중국에서 싼 값에 철이 들어오니' 공장이 망해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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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마약과 총기와 폭력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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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간 성폭력이 자행되는 미국의 감옥도 정상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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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들의 PTSD(외상성스트레스장애증후군) 문제가 심각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러 문제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던 감독은 각각의 많은 주제들에 시간을 너무 할애하다보니 어정쩡하게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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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얼떨결에 죽임을 당했지만, 애초에 너무 위험한 행동들을 저지르고 다녔다. 이라크 전쟁의 PTSD 후유증이라고 변명하기에는 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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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씬도 적당히 하고 넘어갔어야 했다. 우연히 사고가 나고, 감옥에 3~4년 수감되었다는 내용은, 영화 줄거리 상 큰 의미가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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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에 빠져있었던 동생은 호프를 운영하는 고리대금 업자 존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존은 너무 인간적으로 동생의 위험한 행동을 말린다. 설득을 시도하다 한마디 대꾸도 제대로 못했던 형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써서 영화가 이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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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동생을 죽인 악당 거티스를 끝내 죽이지만 그런 형태의 복수는 별 의미가 없는듯. 심지어 옆에는 헤어진 애인과 사귀던 경찰관도 와있었다.
애초 액션활극이었으면 모를까, 드라마로 흘러가다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은 감옥에 가는 길 밖엔 없을 듯. 감옥에 갈 형을 생각하니 고구마 백개를 먹은 듯 가슴이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