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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태/환경

지렁이 옮기기 및 토양소독

by 라키 posted Oct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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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을 소독하고, 지렁이를 옮겨야 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지렁이가 사는 곳의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난방시설이 되어 있는 통으로 새롭게 옮기고, 그것에 맞추어 토양소독도 함께 실시하기로 마음먹었다. 토양소독은 물을 끓여 나오는 증기에 흙을 찔 계획이었다. 

 

나의 계획에 크게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지렇이를 옮기고, 남은 흙을 찐다. 그닥 어려운 일들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LED 조명을 비추고 흙을 파내기 시작하자, 큰놈들은 어두운 곳으로 잘 도망가는데, 문제는 지렁이 새끼들이었다. 지렁이 새끼들은 꼬물거리기만 할 뿐 어두운 곳으로 도망가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몸집이었다. 

 

더 큰 어려움은, 지렁이 새끼들의 크기가 천차만별이었다는 것이었다. 얼추 어른 지렁이만큼 자란 녀석들도 있었지만, 상당히 작은 놈들부터, 흙과 구분이 잘 안되는 어마어마하게 작은 놈들까지 다양했다. 아주 작은 새끼지렁이들은 통 바닥에 꼬물거리면서 뭉쳐있었다. 조명을 비춰가며 가능한 새 통으로 이전한다고 해줬지만, 그 많은 새끼 지렁이들을 모두 찾아내서 옮긴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음 문제는 내가 쓴 방법으로는 흙이 제대로 쪄지지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용량을 크게 하기 위해 맨 아래에 작은 냄비를 놓고, 그 위에 철제 소쿠리를 넣고, 뚜껑을 닫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제대로 동작하는가 싶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흙이 적을때는 크게 상관없는 것 같더니, 흙의 양이 늘어나자 흙에 증기가 나가는 길이 발생했고, 내가 사용한 방식의 밀폐력으로는 흙 전체에 더운 증기가 갈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상당한 밀폐력을 가진 찜솥을 써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지렁이들을 난방장치가 된 통으로 옮겼다는데 의의를 둔다. 지렁이 사는 토양에 대한 소독을 다시 시도해볼지에 대해서는 효과 대비 희생이 과도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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