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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 신작 영화 로마 Roma | 넷플릭스 [스포일러]

by 라키 posted Dec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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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 신작 영화 로마 Roma | 넷플릭스 [스포일러]

 

[본문에 강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그래비티'와 '칠드런 오브 맨'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새 영화다. 감독 자신의 자전적 영화. 

 

평론가들의 극찬은 이어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영화 무지렁이의 입장에서는 아리송하고, 굳이 주라면 별 두개 정도?

 

유모와 여주인의 잔잔한 일상을 중심으로 '생명'에 대한 관심을 계속 이어간다. 로마라는 제목은 맥시코 시티 내 지역 이름을 땄다. 멕시코시티 상류층 백인 거주지역.

 

지금의 멕시코는 세계 최악의 폭력 사건 발생 국가로 끔찍하고 잔인무도한 살인사건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지만, 영화의 배경인 1970년대까지는 연평균 7%의 경제성장을 기록해 '멕시코의 기적'이라고 불리던 시기였다. 참고로 1929년 중도좌파와 좌파의 연합인 제도혁명당(PRI)가 결성된 이래 2000년까지 PRI가 집권하는 일당 우위의 특이한 정치체제인데, 지금의 멕시코는 경제적 실정과 정치적 혼란, 거의 군대 수준의 마약폭력조직의 발호로 정상 국가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다수. 이런 멕시코의 상황을 멕시코시티 출신의 감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화는 네 자녀-그 중 둘은 컨트롤 안되는-를 돌보는 여주인과, 하녀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작되어, 그 언저리에서 끝난다. 국가가, 사회가, 아니면 사람들이 어떻게 했어야 하는데 같은 방향성은 없다.

 

아이들의 아빠이자 여주인인 소피아의 남편은 처자식을 버리지만 왜 버리는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소피아의 하녀이자 주인공인 클레오에게 자신의 아이를 가지게 하지만, 임신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남자는 잠깐 화장실 가겠다며 도망간다. 클레오가 남자를 다시 찾아가지만 한번만 더 찾아오면 뱃속의 아이와 함께 패주겠다며 그동안 갈고 닦은 무술실력을 뽐낸다. 

 

그들의 행동은 혐오스럽지만, 혐오스러운 행동들을 보여주는 감독의 방식이 꽤 불친절해서 그런 혐오감을 증폭시킨다. 가족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혐오스런 기억인건지, 아니면 자신의 이혼 경력에 대한 자기 혐오인건지 정체를 쉽게 알 수 없는 감독 개인 감정의 덩어리가 뒤섞인다.

 

소피아는 클레오로부터 아이를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위로를 해주고, 아기 침대를 사러가주며 끝까지 돌봐주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클레오를 시시때때로 신경질적으로 취급하며 유모나 하녀 그 이상으로도 그 이하로도 보지도, 대하지도 않는다. 마치 미국 남부 흑인 하녀를 대하듯 하는 백인 안주인의 친절을 친절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것도 좀 어색하다. 무엇보다 알수 없는 이유로 남편에게 버림받고 일을 나가야 하는 처지에 몰린 소피아의 사정부터가 여의치가 않다.

 

멕시코가 지금의 지옥같은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했어야 하는 걸까. 마치, 지지리도 말을 듣지 않고 물속으로 들어간 주인마님의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수영도 못하면서 바다로 들어가야 하는 클레오와 같은 수없이 많은 하인들과 하녀들의 희생이 필요한걸까? 그런 하녀의 목숨을 건 희생을 그냥 쉽게 고귀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영화는 전체적으로 불친절하기 때문에 감독이 비아냥을 의도한건지 의도하지 않은 건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로마의 대화재를 연상케하는 백인들의 파티를 비난하는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희생하는 사람들의 희생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건지, 좌파 정권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를 폭력 조직을 통해 잔혹하게 학살한 그들의 행태에 대해서나, 지금의 멕시코의 정치, 경제적 혼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지금의 멕시코가 없었으려면 그때의 멕시코가 어땠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독의 생각도.

 

무엇보다도 감독이 영화를 통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아리송하다.

 

하지만, 스텝 전원을 멕시코 사람들로 썼다니 멕시코에 대한 애국심은 상당한 것 같고, 실제 자신을 키워준 유모를 참 좋아했다는 사실은 알겠다.

 

그리고, 책에게든, 영화에게든, 사람에게든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대작인 칠드런 오브 맨이나, 세계 영화사상 베스트 오브 베스트의 반열에 올라간 그래비티를 기대하면서 보면 안되고, 어린 시절 자신의 유모를 기리며 만든 잔잔한데, 좀 생각해보면 불편한 엉클톰 여자판 드라마를 본다고 생각하면 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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