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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

by 맘씨 posted Jan 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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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면 장르에 상관없이 대부분 좋아하고 즐겨 본다. 상업영화, 단편영화, 예술영화, 다큐 모두 관계없이 선호한다. 내용적으로는 잔잔한 드라마와 반전 있는 스릴러가 끌린다. 가족이 주제인 영화와 음악과 춤이 풍성하게 등장하는 영화는 특히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어릴 적엔 액션과 블록버스터도 잘 찾아 봤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어비스, 에일리언2, 터미네이터와 아바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무척 좋아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은 대부분 다 보았는데 쥬라기 공원과 인디애나 존스, A.I,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특히 재미나게 봤다.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인 마이클 베이 감독의 더 록, 아마겟돈, 트랜스포머 등도 온 가족 함께 모여 신나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유년기의 영화 추억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몽실거리고 따뜻해진다. 매 주 열정적으로 빌려보던 동네 비디오점의 비디오, 안방 TV앞을 딱 지키고 앉아 기다리던 주말의 명화, 아빠가 주신 영화표로 동생과 손잡고 방문하던 집 근처의 시네마. 유쾌하고 행복한 기억들이다.

대학 때는 친구의 발표작품인 단편영화 주인공으로 출연도 하고, 국내 영화제도 열심히 찾아갔다. 학부의 영화 관련 교양수업은 모두 찾아 들었는데, 내가 4년간의 대학 교양강의 중 최고로 꼽는 것은 주경철 서양사학과 교수님의 "역사와 영화" 였다. 얄팍하게나마 영화를 잘 감상하는 식견을 배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지금이라도 또 청강하고픈 그런 강의다.

지금도 물론 영화를 즐겨 본다. 요새는 넷플릭스라는 신기방기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어 영화 선택의 폭이 더 다양해졌다. 나는 오리지널 시즌제 드라마에는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아서 주로 영화를 선택하는 편이다. 예전에 흥미롭게 감상했던 영화들이 한두 개씩 목록에 뜰 때마다 재관람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그로인해 밤마다 영화관으로 자주 탈바꿈하는 우리집 거실 풍경이다. 아이들은 9시 이전에 각자의 침실로 입실하는 것이 규칙이기에 우리 부부의 영화감상은 대체로 9시 좀 넘어서 시작된다. 각자 맥주 한 컵이나 와인 한 잔을 손에 들고서, 협탁 위에는 간단한 안주거리를 놓는다. 그리고는 어느 하루는 내가, 어느 하루는 남편이 영화를 선택하는 식이다.

그런데 어째 점점 영화의 분위기가 하루 걸러 극과 극이다. 나는 드라마나 로맨스, 가족영화를 자주 선택하고 가끔 공포나 스릴러 장르를 얹는다. 예전에 봤던 영화 중에도 소박하고 잔잔한 내용이 밤에는 더 잘 맞는 것 같아 액션이나 블록버스터는 될수있으면 피하려고 한다. 소리높게 추격하고 치고받는 걸 보기가 꺼려진다.

예전에 엄마가 하시던 말이었나. "이젠 서로 죽이고 때리고 하는 거 시끄러워서 보기가 힘들다." 라고 하셨던가. 내가 지금 딱 그 모습이다. 쫓고 쫓기고 총질에 칼질하고 서로 후드려패는 내용들에는 영화적 매력도가 많이 반감되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그런데 남편의 영화 선택은 좀 다르다. 자세히 몰랐는데, 살면 살수록 전쟁영화 매니아의 모습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그가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건 전쟁이 주제로 다루어진 영화나 시즌제 드라마다. 그 다음으로 고르는 건 1차세계대전이나 2차세계대전 시기의 역사영화이고. 그 다음다음으로 집어내는 것이 가상의 전쟁 이후 인간세계를 그려낸 미래 SF영화인 것이다.. 모든 주제가 전쟁이니 영화를 틀어도 전쟁 이야기만 계속 나온다.

전쟁영화만 연달아 네 번인가 보았던 어느 날, 남편에게 넌지시 건넸던 말.

"전쟁영화를 너무 봤더니 머릿속에서 전쟁나는 거 같아.."

그러자 전쟁영화 매니아님의 한마디가 가관이다.

"이제 전쟁영화의 매력을 알았구나~!"

하물며 이토록 영화적 취향이 다른데, 우리 참 신통하게 잘 맞춰 사는 것 같다.

오늘은 남편이 영화 선택하는 날. 보나마나 틀림없이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맨 온 파이어 감상 예정이겠다. 아무래도, 넷플릭스가 전쟁영화를 모두 내리지 않는 한 우리 집 영화관은 계속 하루 걸러 각종 전쟁이 난무하는 판일 것이다. 이러다 나 전쟁 전문가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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