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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by 맘씨 posted Dec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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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어느 아침 홀로 조제를 영화관에서 보았다. 

 

자신을 본명이 아닌 ‘조제’로 불러달라는 그녀(한지민). 처음 작은 사고로 만난 그날부터 ‘조제’는 ‘영석’(남주혁)에게 잊을 수 없는 이름으로 남는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그곳에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조제. 우연히 만난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영석은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보는 사랑이 설레는 한편 가슴 아픈 조제는 자신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을 밀어내기도 한다.

오로지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온 조제는 외출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기에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안에 머무르며 책을 통해 세상을 접하고 다양한 상상을 품기도 한다. 그녀는 생각지 못한 취향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당연한 것을 신기해하는 남들과 다른 매력을 지녔다. 그런 조제가 영석과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남들과 같은 감정과 마음으로 사랑을 고민하고 표현하는 모습이 마음을 울린다. 

대학교와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까지 평범한 일상을 지내는 영석은 취준생이지만 뚜렷한 목표도 간절한 바람도 없이 막연한 불안이 앞서는 청년이다. 그 불안과 공허속에서 주변 여자들과 관계도 맺고, 혼자 고민도 해보던 영석은 남다르게 특별한 조제의 매력에 빠져든다. 조제가 갖고 싶은 책을 찾아주고, 조제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함께하는 영석의 모습이 새로운 사랑에 몰두하는 감정으로 공감대를 자극한다. 


기억할 거야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을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다 워낙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재미있게 보아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일본작이 담담하고 때론 밝고 유쾌하다가도 슬며시 둘의 이별을 그려냈다면 한국판 조제는 보다 더 차분하고 어둡고 조용한 느낌이었다. 한지민의 조제 연기는 날것처럼 자연스러웠고 나지막한 음성과 갈라진 입술, 피부의 잡티들까지도 영화에 녹아드는 듯 일상적으로 보였다.

스코틀랜드 장면이 쓸쓸하고 마음이 좀 아팠다. 

다 보고나니 엔딩 크레딧의 아이유 자장가 노래가 참 좋아서 쭉 앉아서 듣다 나왔다.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

앙상한 계절 겨울의 느낌이 가득한 쓸쓸한 사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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