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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by 맘씨 posted Jan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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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면 요리라면 무엇이든 좋아하고 참 자주 많이 먹지만, 내가 해 주는 것 중에서는 칼국수에 특히 열광한다. 주말마다 집칼국수를 어찌나 계속 먹고파하는지, 전생에 분명 칼국숫집 아들내미였을 거라고 놀리곤 한다. 

칼국수 만드는 것이야 밀가루 생면과 육수만 있으면 크게 어렵지야 않다. 그렇지만 칼국수 생면의 특성상 따로 먼저 잘 삶아 건져두었다가 만들어 둔 육수에 넣어 다시금 끓여내야 국물이 걸쭉하거나 탁해지지 않으니, 간단히 끓이는 라면이나 소면국수보다는 확실히 손이 더 가는 것은 맞다. 

칼국수의 국물도 무척 중요하다. 우리 집 기본은 멸치육수다. 거기에 바지락과 새우, 오징어, 홍합 등의 해물모듬을 넣어 만드는 해물칼국수가 있고, 버섯과 감자, 애호박과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끓이는 옛날칼국수가 있다. 물론 가끔은 사골 베이스 국물에 면과 만두를 넣고 고기고명을 올리는 명동식 칼국수로 변화구를 주기도 한다.

요새는 김장김치가 한창 제 맛이 든 때다. 무슨 종류의 칼국수이든 다 배추김치와 함께하면 더 맛이 좋다. 네 식구 칼국수 먹으면 김치 반 포기 넘게가 거진 사라진다. 그 어떤 집밥 메뉴보다도 칼국수가 제대로 김치도둑인가 싶다. 

은근히 품 드는 면요리라 남편도 늘 고마워하고 아이처럼 좋아하며 먹는 칼국수. 면 맛에 예민한 사람인지라 본인이 여유가 있을 때는 밀가루를 직접 치대어 반죽을 만들고 면뽑는 기계에 넣어 즉석 생면을 만들어 건네주기도 한다. 그가 직접 뽑은 생면 맛은 시판의 생칼국수 면보다도 낫고 식감 역시 좋으니, 이쯤되면 남편의 칼국수 사랑은 유별나다못해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밖에서도 그렇게 칼국수를 많이 사먹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란다. 맛있다고 소문난 곳은 멀고, 또 굳이 찾아가서 먹기도 뭐해서 잘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릴 적에 엄마가 많이 해줬었냐, 하면 막상 칼국수는 별로 해주신 적이 없단다.

그런 이 남자는 토요일 점심도 일요일 점심도 입맛을 다시고 눈빛을 빛내면서 한 마디를 은근하게 건네오는 것이다.

"마눌 혹시 칼국수 먹고 싶나요~? "

진하게 멸치육수를 내고 팔팔 끓는 물에 생면을 애벌 삶으며 다시금 생각한다. 전생에 진짜로 칼국숫집 아들내미였던 게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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