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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친구들

by 맘씨 posted Mar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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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는 친구가 많다. 성격이 모나지 않고 순한 편에다 여유있고 유머러스하여 그런 듯 한데, 하물며 유치원 때부터 전학 없이 쭉 한 지역에 살았으니 그 우정도 연차 햇수가 제법 된다. 중입을 앞둔 지금 6,7년씩 친한 아이들이 많고 집에도 자주 놀러오니, 몇몇 친구는 하도 자주 보고 밥도 많이 해줘서 또 다른 아들들같이 느껴질 정도다. 

우리 집은 초등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아파트다. "엎어지면 코 닿는 곳" 표현이 딱 맞는다. 아이들이 급식먹고 하교하여 우르르 함께 들어와 쉬다 가기 딱 좋은데, 어떤 날은 2,3명이 또 어느 날은 7,8명이 함께 와 큰애 방에 옹기종기 모여있는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므로 학원시간 전까지 소소하게 떠들며 놀다가, 각자의 일정에 맞춰 하나 둘씩 집 밖으로 나간다. 이후에는 큰애만 남는 시간. 

가끔 휴가때나 재택을 할 때면, 오후 1시즈음 우르르 함께 들어온 큰애 친구들과 마주하게 된다. 한명 한명의 공손한 안부인사와 감사인사가 인원수대로 줄줄이 이어진다. 

"안녕하세요!" 

"들어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같이 소리들도 씩씩하니 우렁차다. 모두 착하고 활발한 소년들이다. 

간식 조금 챙겨주면 들고서 여럿이 한 방에 쏙 들어간다. 머스마들로 꽉 찬 방, 도대체 뭘 하나 싶지만 그다지 대단한 걸 하며 놀지는 않는다. 각자 휴대폰을 쓰거나 게임을 하고, 책도 읽고, 마냥 수다도 떨다가 우리집 고양이들과도 논다. 숙제들을 미리 할 때도 있고, 큰애의 경우 노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꿋꿋하게 자기 할일을 할 때도 많다. 그야말로 마이웨이 각자도생들. 

그렇게 방에서 하교 후 모임을 틈만 나면 갖던 아이들. 매일 보면서도 어찌 저리 할 얘기들이 많이 있을까 신기했다.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보다는 서로 대화도 적고 무덤덤하지 않나 하던 내 고정관념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남자아이들도 무척이나 수다쟁이다! 아직 사춘기 전의 초등학생이라 그런진 모르겠으나, 다들 언제 만나도 언제 모여도 참 즐거워 보인다. 

 

잘 맞고 서로 통하는 아이들에게 오후 시간만으로는 충분한 수다떨기가 부족했나 보다. 급기야 얼마 전부터는 아침 등교 전부터 우리 집 현관문 앞에 큰애 친구들이 복작거리며 서 있기 시작한 것이다. 학교에 같이 가기 전, 잠시라도 모여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요량이다. 학교가 가까워 8시 반에 출발해도 등교가 늦지 않는 큰애지만 10여 분째 대기중인 친구들의 조잘조잘 목소리에 조금 일찍 현관을 나선다.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의 반가운 목소리가 거실까지 환하게 들려온다. 

코로나로 등교 대신 원격수업이 많아지고, 봄방학이 시작되면서는 만남의 빈도가 조금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들과 친구들의 아침, 점심 집 앞과 방구석모임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못 모일 때면 영상통화도 자주하는 듯한데, 저렇게 서로 허물없이 친하니 그 좋은 사이가 중학교 들어가서도 쭉 이어진다면 더할나위 없겠다.

 

얼마 전 재택근무였다. 점심을 해먹고 있자니 등교수업을 끝낸 아들이 역시나 친구들과 함께 집에 들어온다.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맞게, 친구 명수도 정확히 맞춰서 데려온 모양이다. 씩씩한 인사들을 받고, 잠깐 안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간식을 쥐어 큰애 방으로 들려보낸다. 그간 못 만났던 설움이라도 푸는지 잠시도 쉬지 않고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 시간쯤이 지나 친구들은 다시 공손히 인사를 하고 물러간다. 큰애는 여느때와 같이 하던 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방에서 흘러나오던 목소리로 한바탕 떠들썩하던 집은 다시 고요하고 차분해졌다. 

조용해진 집 안 서재에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아들 유년 친구들과의 방구석 모임이 커서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응답하라 2019, 2020처럼, 복작복작하고 재잘재잘하며 밝고 씩씩한 소년들의 우정, 중학교에 들어가도, 한 해 두 해가 지나도 별 탈 없이 쭉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오랜 친구란 언제나 참 좋은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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