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맘씨톡톡

5시 3분, 오메가3

by 맘씨 posted Jan 30,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원래 영양제를 열심히 챙겨먹지는 않았다. 임신 초중기 엽산과 철분제를 먹던 것 말고는 꾸준히 무언가를 복용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때때로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 때 비타민C를 몇 알씩 먹거나 하다가, 아이들 어릴 적 유산균과 비타민D를 먹이며 나도 함께 조금씩 먹던 것이 시작점이었다. 

그러다가 혈행 개선, 혈중 중성지질 개선에 효과가 있고 몸의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오메가-3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우리 할머니가 강력하게 추천해주셨다. 이걸 하루에 하나씩 먹어야만 기운이 나고 머리가 덜 어지럽다고 하셨다. 그래서 한두 통씩 사서 할머니 먼저 드리고, 남은 것은 나와 남편이 드문드문 생각날 때마다 먹었더랬다. 

독일에 살 때, 동네 슈퍼마켓만 가도 엄청나게 많은 영양제들이 꽤 값싸게 판매되고 있었는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오메가-3이었다. 개별포장되어 상자에 담긴 독일제 오메가-3은 인기 품목이었는데다 몇달어치도 몇 유로밖에 하질 않았다. 귀국할 즈음 할머니와 연로하신 교수님들을 생각하며 여러 통 사들고 와 주변에 많이 나눠드렸다. 

그러면서도 남편도 나도 오메가-3을 따로 잘 챙겨먹지는 않았다. 알약이 큼직해서 먹기가 마냥 쉽지 않은데다 특유의 생선기름 향 때문에 남편이 좀 거북해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이 일주일에 한 번씩은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삼치, 연어를 먹는 식단이라 더 손이 안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집에서의 오메가-3 복용은 사라져가는 듯 보였다. 

그러던 내가 작년의 건강검진 이후, 혈관건강과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는 오메가-3을 장복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병원의 가이드도 있었고, 예전부터 늘 하시던 할머니의 조언도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평상시의 운동과 내 식단만으로는 부족함이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곧장 구입한 오메가-3은 부엌 내 손이 가장 잘 닿는 찬장 한 켠을 차지하게 되었다. 

아내가 먹기 시작하니 남편도 따라 열심이다. 남편이야말로 평생 영양제는커녕 내복약도 잘 안 먹고 산 타고난 건강체다. 그래도 나를 보며 함께 꾸준히 먹는 모습이 착실해보이고 웃음도 난다. 괜히 내 남편인가 싶다. 우리는 정말이지 서로의 따라쟁이들이다. 오래오래 같이 살아야겠다. 

오늘도 한 알 열심히 삼킨 이 영양제 캡슐. 앞으로 얘만큼은 매일 잊지않고 꼭 챙겨먹으리라 다짐해본다. 나만의 규정도 함께 세웠다. "오"메가 "3"이니까 매일 오후 5시 3분에 먹는다는, 나름대로 재미난 복용 규칙이다. 부디 이 건강기능식품 오메가-3의 꾸준한 복용이 나를 앞으로도 덜 아프게, 더 활기차게 만들어주길. 


  1. No Image 23Mar
    by 맘씨
    2021/03/23 by 맘씨

    와이오밍 와인

  2. 23Mar
    by 맘씨
    2021/03/23 by 맘씨

    영등포구 축구 및 풋살교실

  3. No Image 23Mar
    by 맘씨
    2021/03/23 by 맘씨

    다연맘과 인연

  4. No Image 23Mar
    by 맘씨
    2021/03/23 by 맘씨

    아들의 친구들

  5. 04Mar
    by 맘씨
    2021/03/04 by 맘씨

    코로나19 입원 격리자 생활지원비 신청후기

  6. No Image 24Feb
    by 맘씨
    2021/02/24 by 맘씨

    졸업식 꽃다발과 조화

  7. No Image 24Feb
    by 맘씨
    2021/02/24 by 맘씨

    제손으로 유치뽑기

  8. No Image 24Feb
    by 맘씨
    2021/02/24 by 맘씨

    세 가지 떡국

  9. No Image 24Feb
    by 맘씨
    2021/02/24 by 맘씨

    여섯 끼

  10. No Image 07Feb
    by 맘씨
    2021/02/07 by 맘씨

    남편의 간짜장

  11. No Image 30Jan
    by 맘씨
    2021/01/30 by 맘씨

    고기의 기본 소양

  12. No Image 30Jan
    by 맘씨
    2021/01/30 by 맘씨

    5시 3분, 오메가3

  13. No Image 24Jan
    by 맘씨
    2021/01/24 by 맘씨

    할머니와 요양병원

  14. No Image 20Jan
    by 맘씨
    2021/01/20 by 맘씨

    10분의 낮잠

  15. 16Jan
    by 맘씨
    2021/01/16 by 맘씨

    영등포산업선교회

  16. No Image 16Jan
    by 맘씨
    2021/01/16 by 맘씨

    전쟁영화

  17. No Image 13Jan
    by 맘씨
    2021/01/13 by 맘씨

    머슴밥

  18. No Image 11Jan
    by 맘씨
    2021/01/11 by 맘씨

    칼국수

  19. No Image 11Jan
    by 맘씨
    2021/01/11 by 맘씨

    딸내미의 빗질

  20. No Image 31Dec
    by 맘씨
    2020/12/31 by 맘씨

    2020123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