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맘씨톡톡

ZOOM 망년회

by 맘씨 posted Dec 11,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코로나 2.5단계로 인해 2020 연말모임이 모조리 취소됐다. 저녁 외식 한 번 맘편하게 하기가 힘든 시기다. 몇 명이 모이든 사람들 만나 복작거리며 송년회 하는 것은 더더욱 꺼려지는 요즘이겠다. 

 

 우리 회사는 회식이나 모임 자체가 많지는 않은 편이라 외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가까운 친구, 지인이나 사조직 모임 몇 개는 코로나 종식 후를 기약하며 잠정적으로 연장을 했다. 몸은 멀게지만 연락은 자주 하며 가깝게 지내기로 한다. 

 

 그런데 나보다는 남편이 객관적으로도 모임이 훨씬 더 많다. 동기들, 선후배들, 제자들, 친구들.. 현 시국 상황이 이런지라 차례로 오프라인 모임은 취소를 하더니만은, 어느 날은 ZOOM으로 동기모임을 하게 되었다고 말을 건네온다. 

 

 ZOOM이야 나도 일주일에 몇 번씩이고 미팅할 때마다 들어가니 익숙하다. 하지만 사조직 모임을 또 이렇게 온라인으로 만들어 하는 신박함은 생각치 못했다. 참 신통하고 기발하고.. 틈새를 잘 노렸다 싶다. 

 

 여하튼 남편과 동기들은 금요일 업무를 모두 끝낸 후, 유리잔 하나씩을 손에 쥐고는 간단한 요리를 앞에 둔 채 화면에 하나 둘 씩 모였다. 서재에서 떠들썩 화기애애 웅성웅성 참 신들이 났다. 초저녁에 시작된 온라인 미팅은 자정을 조금 남긴 시간에 마무리가 되는 모양이었다. 

 

 그동안 나도 아이들과 부엌에서 밥을 해 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이 침실로 간 후에는 나도 뭔가 혼술 레벨업이 되면서, 서재에서 들려오는 화기애애한 모임 분위기에 물드는 것만 같다. ZOOM 망년회도 충분히 떠들썩하고 흥겨울 수 있구나를 느꼈다. 

 

 일기를 쓰고 있자니 ZOOM 망년회를 끝낸 남편이 걸어나온다. 얼굴 보며 만날 때처럼 제법 소통이 잘 되더라면서 상기되고 즐거운 표정의 남편. 동기들 소식을 한창 이야기해주나 싶더니 얼마 안가서 잠에 곯아떨어진다. 온라인 모임도 오프라인처럼 체력소모 시키는 건 못지않네 싶다.

 

 그래, 요새 일도 많이들 재택하고 수업도 온라인인데다 대부분의 소통이 온라인인데, 사조직 모임이라고 안 그럴 이유가 있을까. 언택트 소통은 앞으로도 더 많이 늘어날텐데, 요새같은 시기 가까운 지인들간의 만남도 충분히 이렇게 비대면으로 할 만하다. ZOOM이 꽤나 한 몫을 했다. 

 

 잠든 남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취소한 몇 개의 망년회가 아쉬워진다. 나도 호스트가 되어 온라인 모임을 추진해볼까? 고민되는 연말의 밤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 나폴리 Napoli 맘씨 2018.01.17
24 나의 시절, 중랑의 봄 맘씨 2021.07.11
23 김장 맘씨 2020.11.15
22 기분파 엄마 맘씨 2016.05.11
21 기록의 중요성 file 맘씨 2016.09.25
20 귀가 멍멍하다를 영어, 독일어로? 라키 2017.12.16
19 굿바이 캔틴 맘씨 2020.10.27
18 구 경성방직 사무동 맘씨 2021.07.11
17 고기의 기본 소양 맘씨 2021.01.30
16 경주, 12년 전 기억 맘씨 2021.03.23
15 개그우먼 박지선님 맘씨 2020.11.09
14 감자팩 맘씨 2020.09.24
13 갈등조정의 내공 맘씨 2020.08.30
12 가족애 맘씨 2020.11.28
11 가을의 아침 맘씨 2020.09.18
» ZOOM 망년회 맘씨 2020.12.11
9 RINGA LINGA (2014) 맘씨 2017.08.05
8 Fröhliche Weihnachten! 맘씨 2018.01.17
7 Bosco 가사 - 플라시보 Placebo 맘씨 2020.11.17
6 5시 3분, 오메가3 맘씨 2021.01.30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Next
/ 1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