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신혼살림으로 엘지 디오스 6인용 식기세척기를 샀었던 적이 있었다.

워낙 작다보니 들어가는 그릇이 많지 않고 자리는 많이 차지하고 작은 거라 세척력도 떨어지다보니 슬슬 안쓰게 되다가 중고나라에 헐값에 팔아버렸다.

'암~ 설거지는 손으로 하는 걸로 ㅜㅜ'

독일에서 한동안 거주하면서 다들 식기세척기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럽 주부들의 60% 이상이 사용한다는 통계도 있었다.

마침 집에 지멘스 식기세척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쓰게 되었는데 100%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식기세척기 없이 지내는 건 '세탁기 없이' 지내는 것과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귀국 후 얼마간 식기세척기 없이 지내다가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중고로 한대 업어왔다.

기종은 SDW-M120. 무난무난한 가격으로 구했다.

설치는 삼성서비스센터 기사를 불러서 진행했고, 급수관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되어 교체했다. 토요일 출장, 설치비, 급수펌프 교체 합계 104,000원.

두달여가 지나 수위 센서 이상으로 출장비, 수위센서 교체로 53,000원이 추가 지출되었다. 한번더 고장이 나면 새걸 살껄 하고 후회하게 될 것 같은데, 기사님 말씀으로는 앞으로 문제생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하니 지켜보기로 한다.

장점

1. 4인 가족이 식기세척기 없이 지낼 수는 없다는 결론. 세탁기 없이 지내는 것과 비슷하다.

2. 물을 많이 아낄 수 있도록 해준다. 설거지 대비 평균 물소비량 1/6 정도란다.

3. 세제는 베이킹소다를 쓰고 있는데 유리잔이 투명깨끗하게 되지 않는 단점이 있어 세척기 전용 세제를 알아보고 있다.

4. 눌러놓고 출근하면 설거지가 완료되어 있다. 기쁘다. ㅜㅜ

5. 설거지로 날린 수많은 시간들, 인생이 아깝게 느껴진다. 

6. 식기는 물로 한번 흔들쳐줘야 한다. 밥풀데기나 음식물 찌꺼기가 있으면 거름망에 걸리니 어차피 청소해줘야 한다.

7. 완벽하진 않다. 대략 10개 중에 1개 정도는 손으로 씻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8.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식기의 배치가 중요하다.

9. 삼성 제품은 지멘스 것보다는 내구성이며, 세척력이며, 소음이며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편.

10. 수저통이 사이드에 있어 여닫을때 수저들이 걸려 상당히 불편하다. 이거 누가 이렇게 만들자고 한거야? 식기세척기 써본 사람이 만든거 맞아?ㅎㅎ

11. 삼성 식기세척기는 파세코에서 제작한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곧바로 파세코로 가도 좋다. 대략 20만원 가량 차이나는 듯

 

설거지가 귀찮은 사람. 즐겁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꼭 사기 바랍니다.

괜찮은 녀석으로 선택하면 후회가 있을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