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현 감독(90년생)의 범죄 타임물
영상미가 괜찮다. 과거의 사건에 따라 현재가 변하는 모습도 그럴듯 하다.
좋은 감독이 될 듯. 그런데 스토리가 애매한데, 시간물 자체가 이야기를 정밀하게 풀어나가기 어렵다.
일단, 과거의 사건에 따라 현재가 변한다는 설정.
그런데 과거의 하루가 현재의 하루로, 하루 단위로 연결되어 있다.
가령 20년의 시간간격이 있다면, 어제는 20년 전의 어제, 오늘은 20년 전의 오늘, 내일은 20년 전의 내일. 이런 식이다.
왜 이렇게 연결되었는지에 대한 당위나 이유는 없다.
그래서, 20년 전 과거의 일이 바뀌면, 하루 단위로 변한다.
일단 어제 과거의 화재를 막으면, 어제 현재의 아빠가 살아나고, 오늘 과거의 아빠가 살해되면, 오늘 현재의 아빠가 죽는 식.
이런 형태의 시간물은 처음인 듯.
현재의 정보를 과거에 전달함으로써 과거의 사건이 변하는데,
그것 외에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저 과거의 살인마의 처분을 기다릴 뿐.
가령, 보통의 타임물은 일단 살인마가 살아나면, 그 살인마는 아빠도, 엄마도, 나도 죽일 것이기 때문에,
살인마가 살아난 순간, 살인마가 죽일 인물-아빠, 엄마, 나는 다 죽고 영화는 끝나야 한다.
하지만 하루단위로 연결되어 있다보니, 내가 어제 정보를 줘서 살인마가 살아나면, 현재 살인마는 살아나는데, 내일 엄마가 살인마를 죽이면, 현재 살인마도 죽는다. 20년의 시차를 두고, 인과관계가 직결되는 형태.
통상 타임물은 과거의 일이 변경되면, 그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은 이미 일어나버려 정해지게 되는데, 이 타임물은 하루하루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살인마가 20년 이상을 산 순간, 자신과 과거의 자신이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고, 과거의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애매한 열린 결말.
뭐. 그럴듯 하진 않지만, 애초에 타임물에 논리란 없는 거니까.
결론 : 전화로 욕을 함부로 하는 여자에게 미래의 정보를 주지는 말자.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