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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신 20180107

by 라키 posted Jan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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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스플릿(Split)


전날 숙소에서 나온 베드버그(Bedbug)로 밤중에 급히 피신한 새 숙소에서의 첫 아침. 오염 숙소로 들어갔던 모든 옷가지에 살충제를 뿌리고, 고온 빨래를 하고 하며 난리를 치고 있다. 무사히 베드버그의 악몽에서 벗어나야 할텐데 어떨까 싶다. 새 숙소 또한 원룸형으로 난방 겸용 에어컨의 성능이 좋지 않아 쌀쌀하고, 잘 돌아가는 듯 보였던 식기세척기는 에러를 뿜어내며 동작하기를 멈췄다. 그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시설에 나쁘지 않은 공간활용. 해변 인근이라 잠깐 나가면 바다가 훤하게 보인다.


아침으로 얇게 자른 덩어리 햄, 소시지, 계란을 먹었다. 션의 화상 상처약, 덩어리 햄을 넣을 비닐이 필요해 숙소 주변 마트를 찾아보았다. 약국은 일요일이라 연 곳이 없었지만, 리들(Lidl)이나 토미(Tommy)같은 마트는 독일과 같은 여타 유럽 국가와는 달리 일요일도 여는 것이 신기했다. 일요일 마트를 하면 편하긴 편하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


3리터 지퍼락, 5리터 비닐백, 치실, KRUH DIDOV KRU라는 빵을 샀다. 53.92쿠나(한화 약 9,300원 정도). 빵은 500g에 8,90쿠나(한화 약 1,600원 정도)인데 겉은 바삭하고 고소한데 속이 부드러워 아기들이 맛을 한번 보더니 환장하며 찾는다. 치실은 너무 가는 것보다는 적절하게 넓적하고 부드러운 것이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좋은데 찾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산 것도 뜯어보니 그냥 가늘고 얇은 보통 치실.


점심은 신라면에 계란 2개를 넣어 끓여 먹었다. 남은 라면은 8개 뿐이다. 저녁은 알리올리오 스파게티. 붉은건고추가 없어 아쉬웠다. 보통 아시안 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데, 풍미를 더하는데는 이만한 재료가 없다. 줄기가 나기 시작한 마늘을 얼른 까 썰어 넣고, 아드리아 해에서 잡힌 듯한 작은 새우를 올리브오일과 같이 볶아 소스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계속 먹을 것을 찾는다. 이제 갑자기 크려는 건가 싶다.


나는 잠깐 장보러 외출한 것을 제외하고는 온가족이 방콕 모드. 내일은 바다도 좀 보고, 커피도 한잔 사마실 계획.


조지프 유진 스티글리츠의 최근작 '유로'를 다 읽었다. EU 체제 하의 국가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그리스를 비롯해 이른바 PIGS라 불리는 낮은 경쟁력을 가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이유에 대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유럽국가들이 '유로'라는 단일 통화, 단일 규제 체계로 묶이게 되었기 때문이라 본다. 왜냐하면 국가가 고유의 통화를 가지고 있을때 변동환율 등과 같은 자연스러운 조정 기능이 '유로'라는 단일 통화 체계로 인해 마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글.


'전쟁의 역사를 통해 배우는 지정학'은 그냥 그렇고 그런 책. 일정 수준 이상의 통찰력 있는 글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전쟁의 나열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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