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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고양이들

by 맘씨 posted Dec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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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두 마리 고양이가 산다. 

첫째고양이는 6살 암컷, 도도하면서도 묵직하고 시크한 성격의 갈색눈 치즈냥이.

둘째고양이는 7개월 암컷, 애교가 많고 발랄 씩씩한 오드아이 흰냥이.

솔직히 말해 예전엔 고양이를 그닥 안 좋아했다. 어릴 적 우리 친정집은 강아지를 쭉 키웠고, 주변에서도 고양이 키우는 집을 별로 보지 못했다. 늘 가까이 보고 접하는 동물이 개였다 보니 개에 대한 호감도가 훨씬 높았다. 가족에게 늘 충성스럽고 듬직한 개 특유의 품성에 감동도 많이 했었다. 지금도 물론 개를 좋아하고 관련 영상도 많이 찾아보곤 한다. 

독립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는 나도 반려동물 없이 한동안 살았다. 개를 오랫동안 키웠던 나에 비해 남편은 반려동물의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우리가 만나 살며 초반기에는 신혼 보내느라, 이후엔 아가들 돌보느라 집 안의 동물이란 언감생심이었다. 

아이들이 5,6세쯤 되니 우리 부부도 숨이 좀 트이고 여유가 생겼다. 그 때 반려동물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우리는 고민을 했다. 내 어린시절 경험이 많은 부분 작용을 했다. 

개는 외로움을 많이 탄다. 어린시절, 집 안에 혼자있을 우리집 개 생각에 어떤 것에도 집중이 안 되었던 때가 많았다. 시골이나 전원주택에 살면 좀 낫겠지만, 아파트에 살며 개를 텅빈 하루 홀로 집 안에 놓아둔다는 것은 가혹한 일이었다. 조금 늦게 식구들이 귀가했을 때, 좋아 날뛰던 우리 개가 흥분에 못 이기다가 발을 접질려 뼈가 부러진 적도 있었다. 키우면서 많이 미안했고 자주 못 놀아주어 마음이 무거웠다.

요새 간간히 찾아보는 개 관련 영상을 통해 견주로서의 마음가짐과 생활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을 했다. 개를 식구로 들이는 것은 대단한 인생의 결심이자 나와 가족의 생활을 완전히바꿔버리는 큰 결단이다. 모든 일원이 협조하고 합동하여 집중해야만 한다. 

어릴 적 내가 키웠던 개의 눈빛이 나도 아직 기억난다. 순진하고 영민한데다 참 착했었다. 사랑하는 만큼 많이 못 놀아주고 곁에 못 있어줬던 것이 후회가 된다.

이런 내 마음과 남편의 마음이 만나 고양이를 집에 들이게 된 것이다. 남편은 원래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을뿐더러, 우리 둘째가 놀이터에서 개에 심하게 물린 이후엔 그나마 있던 애정도 없어진 듯했다. 유년기에 울집 개에게 안타까운 감정이 많았던 나와 여러모로 오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리하여 지인의 시골에서 입양을 해오며, 우리 가족과 고양이의 동거가 6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고양이라는 생명체, 익숙치도 친숙치도 않아서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했다. 외양이며 자태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음에도 그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왜인지 힘들었다. 예전 키웠던 개와 성향이 확연히 달라 많이 당황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천천히 차차 서로 마음을 열어간 것 같다, 밀당을 하듯이. 

그렇게 가족이 된 우리 집 고양이들. 말해 무엇할까, 그 어떤 생명체보다도 아름답고 도도하며 조용하다. 집을 한동안 비워도 개의치않고 독립적인 영역에서 자기들의 일상을 쭉 영위해나간다. 집안 식구들에게 정을 주는 듯 하면서도 새침하게 애를 태운다. 

밖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와 침대에 누워있으면, 어느새 소리없이 냥이들이 내 곁에 와 갸르릉댄다. 안고 어루만지면 피로가 싹 다 풀리는 것 같다. 또 집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노라면 쥐도새도 모르게 옆에 와서는 눈을 똥글 뜨고 세심히 쳐다보고 있다, 그 커다랗고 신비한 눈으로.. 그 때 냥이들에게 관심을 주면 달아나버릴 것이므로 나는 내 일을 그저 묵묵히 할 수밖에. 

그런 우리집 두 마리 고양이다. 첫째고양이는 몇 년 전 중성화를 해 회복 후 집안을 우아하게 거닐지만, 둘째고양이는 며칠 전 7개월의 작은 몸으로 수술이라는 큰 일을 감행하였다. 몸이 태생적으로 가늘고 작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수술 후 첫 날엔 심하게 아팠는지 자주 야옹거려서 마음이 아팠다. 집을 따뜻하게 해주고 약을 잘 먹이며 남편과 아이들의 극진한 보살핌이 더해지니 얼마 안 가 활력을 되찾게 되었다. 

일기를 쓰는 이 순간에도 둘째고양이는 내 곁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수술 후 일주일은 푹 쉬며 안정해야 한다. 어찌 네 작은 몸이 그런 큰 수술을 잘 견뎌냈을까, 참 짠하고 장하다. 내가 너처럼 그런 큰 수술을 받았다면 몇 달은 누워서 힘들었을거야, 암..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식구로 맞이한 집안 반려동물인지라 이래저래 피치못하게 중성화를 해야 했다. 몸고생을 안겨준 듯해 미안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첫째고양이처럼 둘째고양이도 잘 회복하고 힘내서 이겨내길 바랄 뿐이다. 

나는 우리 집 두 마리 고양이를 사랑한다. 얘네들이 나를 사랑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싫지 않게, 친숙히 좋아하긴 하는 듯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아하고 아름다운데다 심지어 마이웨이인 너희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눈 좀 마주쳐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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