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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기

by 맘씨 posted Jul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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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인데 날씨가 오락가락하다. 어떤 날은 더없이 화창하다가도 또 다음 날은 잔뜩 흐려 비를 흩뿌린다. 아침과 낮, 저녁 기온도 꽤나 달라 종잡기 힘들다. 이 계절이 이렇게나 변화무쌍했었나, 왜 기억에 늘 산들산들 적당히 따스했던 것만 같은지. 

최근 직장에서의 위치에 변화가 생겼다. 좀 더 책임질 것이 많아지는 지위인지라 근 몇 주 내내 긴장이 되었다. 결정이 되고 발표가 나면서부터 밤늦도록 잠을 못 이뤘고 출근길이 왜인지 비장해지는 기분이었다. 가족과 지인들은 축하를 건네지만 막상 본인은 마음이 기쁘면서도 무겁다. 

당연하게도 무척 바빠졌다. 바뀐 직책으로 인해 업무를 조정하고 결재받고 해야 할 것들이 끊임없이 많았다. 그 와중에 팀에 신입까지 들어와 변화가 더 컸다. 하루하루가 정신없었고 퇴근길 몸은 물에 젖은 솜처럼 축 처져 어질어질했다. 금주기간이 끝나 얼마나 다행인지, 귀가해 샤워를 마친 후 남편과 나누는 술 한 잔이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사회생활 하다보면 당연하게 한 단계씩 올라가기 마련이자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더군다나 내가 예상 못하던 일도 아니었으며 그 과정 역시 충분한 시간을 두며 진행되었다. 그런데 막상 현실로 닥치니 엄청나게 중압감이 든다. 쌔한 고민과 압박감도 연속된다. 몸에도 정신에도 잔뜩 팽팽하게 힘이 들어간 활시위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듯하달까. 

오늘은-자정이 지났으니 엄밀히는 어제이지만- 10시 반 퇴근을 하며 맞는 밤공기가 유난히도 묵직하고 싸늘했다.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차가움이다. 앞으로의 책임, 그리고 의무들, 나아가 여러모로 더 나은 사람으로 있어야만 한다는 다짐과 자성이 찬 공기처럼 머리를 쨍하게 만드는 기분이었다.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침대에 누웠지만 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여러가지 생각이 꼬리를 문다. 5월은 분명 아름다운 계절인데 이번 해에는 하루하루가 다르다. 내외적 변화의 시기, 이 팽팽한 긴장감은 한동안 나와 함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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